영상을 좋아하는 사람으로서 연말 시상식은 한해를 마무리 하기 가장 좋은 방송이 아닐 수 없다. 연기대상과 더불어 여러 방송 관련 시상식(백상예술대상, 청룡영화상, 대종영화상 등)은 올해를 빛낸 영화, 방송, 드라마를 되새김하는 동시에 영화 속 주인공들의 실제 삶과 성격, 모습을 마주할 있는 색다른 순간들을 선사한다. 이러한 이유로 나는 방송 시상식을 챙겨보길 좋아한다.
그 중에서도 내가 가장 좋아하는 예술상은 바로 '백상예술대상'이다. 연기자 뿐 아니라 모든 희극인, 방송인들이 한자리에 모인 시상식이다보니 다른 방송에서 보기 어려운 모습들이 자주 연출된다. (세계관이 충돌되는 느낌이랄까?) 뿐만 아니라, 백상은 그 특징에 걸맞는 여러 축하공연을 기획, 연출하여 호평을 받기도 하는데, 내가 가장 좋아하는 특별무대 역시 대부분 백상의 것이다. 단순하게 아이돌을 섭외하는 것에서 그치지 않고, '의미'를 전달하려는 무대들이 참 마음에 들었다.
무대 몇 가지를 추천하자면 다음과 같다. 백상예술대상은 코로나의 확산으로 침체된 대중문화의 소중함을 깨닫게 하는 무대를 올리기도 한다. 그리고, 연기자-방송인-가수 모두가 조화를 이뤄 환상적인 하모니를 만들어낸 무대를 선사하기도 한다.
위 두 축하공연은 내가 가장 좋아하는 것들이다. 위의 영상 뿐만 아니라 드라마, 영화 속 단역배우들이 모여 완성한 <꿈을 꾼다>라는 무대도 단연 최고였는데, 이처럼 백상의 공연들은 말로 표현하기 어려운 어딘가 감동적인 순간들을 담아내고 있다.
나는 이처럼 특별한 무대들을 보며 가끔 그 무대를 만들어내는 공연기획자의 삶을 꿈꾸기도 했다. 드라마, 예능을 제작하는 것보다 어쩌면 훨씬 더 의미 있을지 모르겠다는 생각이 들었다. 특히 '나' 자신에게 참 의미 있을 것 같았다. 나의 무대를 즐기는 사람들을 직접 눈으로 담을 때 느껴질 카타르시스를 상상하면, 영상이라는 매개체를 통해 시청자들과 소통하는 것보다 훨씬 더 값진 경험을 될 것이라는 확신도 들었다.
축하공연 외에도 내가 백상에서 가장 사랑하는 영상은, 김혜자 배우님의 대상 수상 소감 영상이다. 수상소감을 통해 위로 받을 수 있다는 것에 놀라움을 느꼈다. 드라마 <눈이 부시게>의 대본으로 소감을 대신한 배우님의 잔잔하고 따뜻한 목소리가 마음을 춥지 않게 감싸 안았다. 나는 평소 힘듦을 잘 모르고 살아가는 편이라 생각했는데, 그의 소감에 눈물이 흘린 것을 보니 어딘가 힘들긴 힘들었구나 싶었다.
이번 글의 마지막은 눈이 부시게의 명대사이자 김혜자님의 수상소감 중 가장 마음에 드는 한구절로 대신하고자 한다. 모두가 각자의 눈부신 삶을 깨달을 수 있길 바라며.
지금 삶이 힘든 당신, 이 세상에 태어난 이상 당신은 이 모든 걸 매일 누릴 자격이 있습니다. 후회만 가득한 과거와 불안하기만 한 미래 때문에 지금을 망치지 마세요. 오늘을 살아가세요. 눈이 부시게, 당신은 그럴 자격이 있습니다.
'일상생활, 생각정리' 카테고리의 다른 글
두번째 글. 시간이 빠르게 흐른다 (0) | 2022.11.08 |
---|---|
첫번째 글. 블로그를 시작합니다 (0) | 2022.05.31 |